공무원 당연퇴직, 어떤 판결이면 해당되나요?
안녕하세요, 법률사무소 이지스 대표변호사 염용주입니다.
공무원으로 재직하며 형사사건에 연루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형량이 아니라 앞으로 이 자리를 지킬 수 있는지, 연금과 생계는 어떻게 되는지입니다. "내가 잘못한 건 맞는데" 하는 자기검열이 앞서기도 하지만 신분이 걸린 문제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과 잘못을 인정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게다가 이런 질문은 인사담당자에게 편하게 물어보기도 어렵습니다. 최근 개정된 국가공무원법·지방공무원법의 결격사유 조항은 벌금형만으로도 신분을 잃을 수 있는 범위를 넓혀 두고 있어 죄명과 형량을 정확히 확인하는 일이 그만큼 중요해졌습니다. 아래에서 ①당연퇴직 판단 기준 ②직권면직과의 차이 ③기소·재판 단계의 신분 영향을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목차
- 제1호를 뺀 결격사유가 생기면 당연퇴직됩니다
- 당연퇴직은 통지, 직권면직은 처분입니다
- 확정 전에도 직위해제는 될 수 있습니다
제1호를 뺀 결격사유가 생기면 당연퇴직됩니다#
어떤 판결을 받으면 당연퇴직에 해당할까요? 답은 결격사유 조항에 있습니다. 공무원 당연퇴직이란 국가공무원법 제69조 또는 지방공무원법 제61조가 정한 결격사유가 발생하면 별도의 처분 없이 공무원 신분이 곧바로 상실되는 제도를 말합니다. 국가공무원법 제69조 제1호는 제33조 제2호부터 제6호까지, 제6호의2부터 제6호의4까지, 제7호 및 제8호에 해당하면 당연퇴직된다고 정합니다. 지방공무원법 제61조 제1호도 제31조의 같은 호들을 통해 실질적으로 동일하게 규정합니다. 다만 제33조·제31조 제1호(피성년후견인)는 당연퇴직 사유에서 빠져 있습니다. 헌법재판소가 2022.12.22. 2020헌가8 결정으로 이 부분을 위헌으로 판단한 뒤 개정된 결과입니다. 그래서 "결격사유에 해당하면 당연퇴직"이 아니라 "제1호를 제외한 결격사유에 해당하면 당연퇴직"이라고 해야 정확합니다.
어떤 형이 확정돼야 당연퇴직인가요?#
| 사유 | 결격·당연퇴직 기간 |
|---|---|
| 금고 이상 실형 | 집행 종료·면제일부터 5년 |
| 금고 이상 집행유예 | 유예기간 종료일부터 2년 |
| 지정 범죄 선고유예(뇌물·성폭력·스토킹·정보통신망법·직무 관련 횡령·배임 등) | 선고유예 기간 중 |
| 직무 관련 횡령·배임(형법 제355조·제356조) | 300만원 이상 벌금 확정 후 2년 |
| 성폭력범죄·정보통신망법 제74조 제1항 제2호·제3호·스토킹범죄 | 100만원 이상 벌금 확정 후 3년 |
| 미성년자 대상 성폭력·아동·청소년대상 성범죄 | 위 각 사유가 있은 날부터 20년 |
다만 미성년자 대상 성범죄 조항(제6호의4)의 기산일은 형의 종류에 따라 다릅니다.
- 실형 — 집행 종료·면제일부터 20년
- 집행유예 — 확정일부터 20년
- 벌금 이하의 형 — 확정일부터 20년
- 치료감호 — 집행 종료·면제일부터 20년
- 징계 파면·해임 — 처분일부터 20년
벌금형은 물론 징계 파면·해임까지 기산점이 된다는 점이 실무에서 자주 간과됩니다. 형을 다 받았다고 해서 결격 상태가 바로 끝나는 것도 아닙니다. 집행유예라면 유예기간이 끝난 날부터 다시 2년, 실형이라면 집행이 끝나거나 면제된 날부터 다시 5년이 지나야 결격사유에서 벗어납니다.
국가직과 지방직, 기준 조문이 다른가요?#
조문 번호는 다릅니다. 당연퇴직 근거는 국가직이 국가공무원법 제69조, 지방직이 지방공무원법 제61조이고, 결격사유는 각각 제33조와 제31조에 있습니다. 하지만 내용은 실질적으로 같습니다. 국가직인지 지방직인지에 따라 유·불리가 갈리는 문제가 아니라 어떤 죄명으로 어떤 형을 받았는지가 핵심입니다.
다음을 순서대로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당연퇴직은 통지, 직권면직은 처분입니다#
당연퇴직과 직권면직은 무엇이 다를까요? 신분을 잃는 결과는 같아 보여도, 다툴 길이 열려 있는지가 다릅니다.
당연퇴직은 왜 불복할 수 없다고 하나요?#
대법원은 당연퇴직 인사발령의 성격을 일관되게 밝혀 왔습니다. 대법원 1995.11.14. 선고 95누2036 판결은 "당연퇴직의 인사발령은 법률상 당연히 발생하는 퇴직사유를 공적으로 확인하여 알려주는 이른바 관념의 통지에 불과하고 공무원의 신분을 상실시키는 새로운 형성적 행위가 아니므로 행정소송의 대상이 되는 독립한 행정처분이라고 할 수 없다"고 판시했습니다.
앞서 대법원 1992.1.21. 선고 91누2687 판결도 "당연퇴직의 인사발령이 있었다 하여도 이는 퇴직사실을 알리는 이른바 관념의 통지에 불과하여 행정소송의 대상이 되지 아니한다"고 같은 취지로 판단했습니다. 쉽게 말하면, 당연퇴직은 결격사유가 발생한 순간 법률상 이미 일어난 일이고 인사발령 통지는 그 사실을 뒤늦게 알려주는 것에 불과하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당연퇴직 자체는 징계처분이 아니어서 소청심사의 대상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 일반적인 설명입니다.
직권면직은 다툴 수 있나요?#
직권면직은 성격이 다릅니다. 국가공무원법 제70조 제1항은 직권면직 사유를 정하는데, 과거의 제1호·제2호는 삭제되고 현재는 제3호부터 제9호까지 남아 있습니다. 폐직·과원, 휴직 후 미복귀, 대기명령 후 능력 미향상, 자격증 실효·면허취소 등이 그 내용입니다. 형사 기소나 구속, 심지어 유죄판결 자체를 직접 사유로 삼는 항목은 없습니다. 직권면직은 처분성이 있는 행정처분이어서 소청심사·행정소송으로 다툴 수 있습니다. 대법원 1991.12.24. 선고 90누1007 판결(폐직·과원에 따른 직권면직 사건)은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기준과 근거에 따라 면직처분을 하여야 하며 이에 따르지 아니하고 자의적인 면직처분을 하였다면 그 재량권을 남용 내지 일탈한 것으로서 위법하다"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
| 구분 | 당연퇴직 | 직권면직 |
|---|---|---|
| 근거 | 국가공무원법 제69조 / 지방공무원법 제61조 | 국가공무원법 제70조 제1항 등 |
| 형사사건과의 관계 | 결격사유 발생 시 법률상 당연 발생 | 형사사건 자체는 사유 아님 |
| 처분성 | 없음(관념의 통지) | 있음(행정처분) |
| 불복 가능성 | 다투기 어려움 | 소청심사·행정소송 가능 |
참고로 교원의 신분 문제는 근거법이 다릅니다. 교원은 국가·지방공무원법이 아니라 교육공무원법·사립학교법·교원지위법 체계를 따르므로 소청심사·직위해제 요건도 별도로 확인해야 합니다. 관련 내용은 교원소청심사 제도와 구제 가능성, 교원 직위해제 대응 절차 글에서 다루고 있습니다.
확정 전에도 직위해제는 될 수 있습니다#
수사·기소 단계에서는 신분에 어떤 영향이 있을까요? 상담에서 자주 나오는 두 질문으로 나눠 보겠습니다.
1심에서 유죄판결 받으면 바로 잘리나요?#
형이 확정되기 전까지는 당연퇴직 사유가 발생하지 않습니다. 대법원 2016.12.29. 선고 2014두43806 판결은 "공무원 당연퇴직제도는 결격사유가 발생하는 것 자체에 의해 임용권자의 의사표시 없이 결격사유에 해당하게 된 시점에 법률상 당연히 퇴직하는 것이고 … 당연퇴직사유의 존재는 객관적으로 명확하여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형사 기소 자체는 신분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직위해제가 되면 보수도 줄어듭니다. 공무원보수규정 제29조 제3호와 지방공무원 보수규정 제28조 제2호는 형사기소로 인한 직위해제 시 봉급의 50%를 지급하고, 직위해제일부터 3개월이 지나도 복귀하지 못하면 그 이후로는 30%를 지급하도록 정합니다.
집행유예면 무조건 퇴직인가요?#
집행유예와 선고유예는 결이 다릅니다. 금고 이상의 집행유예가 확정되면 유예기간이 끝난 날부터 2년간 결격사유에 해당해 당연퇴직됩니다. 반면 선고유예는 원칙적으로 당연퇴직 사유가 아니고 뇌물·성폭력·직무 관련 횡령·배임 등 법에 열거된 범죄로 선고유예를 받은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당연퇴직됩니다. 판결문의 죄명과 형의 종류를 정확히 확인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하나의 벌금형으로 여러 죄가 경합범으로 확정된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2014두43806 판결은 횡령·배임죄와 다른 죄가 경합범으로 하나의 벌금형으로 확정되면 당연퇴직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결론은 당연퇴직사유의 존재가 객관적으로 명확해야 한다는 원칙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내가 말하지 않으면 조직에서 모르지 않을까' 생각하실 수 있지만, 국가공무원법 제83조 제3항과 지방공무원법 제73조 제3항은 감사원과 검찰·경찰 등 수사기관이 조사나 수사를 시작하거나 마쳤을 때 10일 내에 소속 기관의 장에게 그 사실을 통보하도록 의무화합니다. 다만 통보 주체에 따라 효과는 다릅니다. 각 법 같은 조 제1항의 감사원 조사개시 통보를 받으면 소속 기관은 징계절차를 진행하지 못합니다 — 예외 없는 강행 규정입니다. 반면 제2항의 수사기관 수사개시 통보는 징계절차를 "진행하지 아니할 수 있다"는 임의 규정이어서 실무에서는 수사와 징계절차가 함께 진행되는 경우도 드물지 않습니다.
마치며#
정리하면 세 가지를 확인하시면 됩니다. 첫째, 확정된 죄명과 형이 결격사유 표에 해당하는지 — 벌금형이라도 걸리는 범죄가 따로 있고 기산일도 형의 종류에 따라 달라집니다. 둘째, 지금 문제되는 것이 당연퇴직인지 직권면직인지 — 다툴 수 있는 절차가 전혀 다릅니다. 셋째, 형이 확정되기 전 지금 시점에 무엇을 준비할 수 있는지입니다. 다만 여기까지 정리해 드린 것은 일반적인 기준이고, 실제로는 경합범 처리, 형의 확정 시점 판단, 직위해제 재량 행사의 적정성처럼 사안마다 달리 볼 여지가 남는 부분이 있습니다.
저는 서울특별시 강남서초교육지원청 교육일반공무원 징계위원회 심의위원으로서, 파면·해임 의결 하나가 그 자체로 결격사유(제7호·제8호)가 되어 신분에 미치는 무게를 가까이서 봐 왔습니다. 형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면, 그 시간 동안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부터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상담이 필요하시면 문의해 주세요.
자주 묻는 질문
어떤 형이 확정돼야 당연퇴직인가요?
금고 이상 실형이 확정되면 집행 종료·면제일부터 5년간, 집행유예는 유예기간 종료일부터 2년간 결격사유에 해당해 당연퇴직됩니다. 뇌물·성폭력 등 지정 범죄는 선고유예 기간 중에도, 직무 관련 횡령·배임(형법 제355조·제356조)은 300만원 이상 벌금 확정 후 2년간, 성폭력범죄·정보통신망법 제74조 제1항 제2호·제3호·스토킹범죄는 100만원 이상 벌금 확정 후 3년간 당연퇴직 사유가 됩니다.
국가직과 지방직, 기준 조문이 다른가요?
조문 번호는 다릅니다. 당연퇴직 근거는 국가직이 국가공무원법 제69조, 지방직이 지방공무원법 제61조이며 결격사유는 각각 제33조와 제31조에 있지만, 내용은 실질적으로 같습니다.
당연퇴직은 왜 불복할 수 없다고 하나요?
대법원 1995.11.14. 선고 95누2036 판결은 당연퇴직 인사발령을 법률상 당연히 발생한 퇴직사유를 알리는 '관념의 통지'에 불과하다고 보아 행정소송의 대상이 되는 독립한 행정처분이 아니라고 판시했습니다. 그래서 당연퇴직 자체는 소청심사의 대상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직권면직은 다툴 수 있나요?
직권면직은 국가공무원법 제70조 제1항이 정한 폐직·과원, 대기명령 후 능력 미향상 등의 사유로 이루어지는 처분성 있는 행정처분이어서 소청심사와 행정소송으로 다툴 수 있습니다. 형사 기소나 유죄판결 자체는 직권면직 사유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1심에서 유죄판결 받으면 바로 잘리나요?
형이 확정되기 전까지는 당연퇴직 사유가 발생하지 않습니다. 다만 국가공무원법 제73조의3 제1항 제4호, 지방공무원법 제65조의3 제1항 제3호에 따라 형사 사건으로 기소된 경우(약식명령 청구자는 제외) 직위를 부여하지 않을 수 있으며, 이는 재량 사항입니다.
집행유예면 무조건 퇴직인가요?
금고 이상 집행유예가 확정되면 유예기간 종료일부터 2년간 결격사유에 해당해 당연퇴직됩니다. 반면 선고유예는 원칙적으로 당연퇴직 사유가 아니고, 뇌물·성폭력·직무 관련 횡령·배임 등 법에 열거된 범죄로 선고유예를 받은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당연퇴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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